전체 글
-
언캐니 밸리서점 직원의 책갈피 2021. 10. 11. 14:59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사이. 비효율적이고 느리지만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일과 매우 효율적이고 빠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일 사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며 따라가게 되었던 책. 저자는 실리콘 밸리의 자유롭고 활기차고 가능성으로 가득 찬 세계에 감탄하다가도, 그렇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만들어내는 부작용들이나 테크 업계의 여성차별, 능력주의의 문제를 마주하면서 좌절한다. 출판업계의 낭만 가득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일들을 그리워하다가도, 테크 업계의 높은 연봉으로 누리고 있는 것들은 놓지 못한다. 저자가 출판업계에서 이직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내 일도 아닌데 같이 진로 고민, 인생 고민하면서 읽게 되었던 책이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주변의 말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따르..
-
길 잃기 안내서서점 직원의 책갈피 2021. 10. 11. 14:57
가보고 싶었던 ‘어쩌다 책방’에 어쩌다 가게 되었고, 마침 8월의 작가가 리베카 솔닛이었고, 근사한 커버가 씌워진 를 발견했다.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과 같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새로운 곳으로 향하며 길을 잃으려는 자의 이야기를 좋아해 구입했다. 역시나 이 책도 같은 결로 흐르고 있었다. 왜 길을 잃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물리적, 은유적, 역사적, 개인적으로 길을 잃는 이야기에 대한 에세이를 이어나간다. 길을 잃으며 신대륙을 발견하는 이야기, 인생의 방황을 겪는 마린의 이야기, 사막에서 길을 잃는 이야기 등 낯선 주제를 다루는 에세이를 읽는 그 자체로도 새로운 길 잃기의 경험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초반부의 왜 길을 잃어야하는 가에 대한 이..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서점 직원의 책갈피 2021. 10. 11. 14:55
서로를 향한 혐오와 차별, 증오가 넘실대는 요즘에 읽기 좋았던 책. 다양한 연구 결과들로 탄탄히 쌓아 올린 ‘과학적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유인원부터 보노보, 개와 여우 등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더 많은 협력과 친화력을 보인 생명이 살아남고, 진화한다고 말한다. 냉혹해보이는 자연 속에서, 어떻게 먼저 다가가고 나누고 눈을 맞추는 다정한 특성이 생존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과학적 사실을 통해서 보여준다. 특히 여우를 대상으로 한 자기 가축화 실험, 아마 사람보다 더 관용적인 성격을 지녔을 보노보에 대한 연구와 ‘눈’에 있어서의 동물과 인간의 차이에 대한 연구가 흥미로웠다. 물론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만을 비추진 않는다. 내집단을 향한 다정함의 뒤엔 외집단을 향한 혐오와 차별의 면도 존재한다. 그러나 ..